IPPA Institute Of Public Policy And Administration

연구소소식

새소식

강단으로부터의 사색 - 박희봉 교수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0001-11-30     조회 : 5,931  
'튀어야 사는 세상'에 대한 반론

정경대학 행정학과 박희봉 교수(hbpark@cau.ac.kr)

튀어야 사는 세상이라고 한다. 각종 언론매체에서는 튀는 아이디로 성공한 사례들이 보도되고 있고, 주변에서도 튀는 사람들을 흔히 본다. 튀는 살마과 아이디어는 무언가 있어 보이기도 하고, 개성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수업시간에 튀는 학생을 만나는 것도 어렵지 않다. 학생들의 즉흥성이 때로는 재미있어 같이 웃기도 한다. 하지만 왠지 성숙한 사회로 가는 길목에 있는 우리 사회가 가야할 방향은 아닌 듯하다.

시대적인 아이디어가 한 사회를 지탱하는 중요한 요소의 하나임은 분명하다. 창의적 발상이 급변하는 정보사회에서 가치를 더 한다는 것이 우리 모두의 인식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같이 가치있는 아이디어가 과연 '반짝'하는 튀는 영감에서 나오는 것일까?

나는 우리나라 민주화가 한참 진행되고, 동구가 무너지던 1989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떠나기 전 나는 점심을 사주시는 지도교수님께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바보 같지만 당시로서는 내게 매우 중요한 하였다. "유학 가서는 영어로 보고서와 논문을 써야 할 텐데 어떻게 가능합니까?"라고. 그 분은 아직까지도 가슴에 새겨두고 있는 중요한 말씀을 하셨다. "아이디어는 공부를 하면 생기는 것이네. 논문주제가 떠오르지 않는 것은 공부가 부족하다는 의미지. 그 분야의 기존 논문을 충분히 수집하여 읽다보면 자신이 쓰고 싶은 주제는 자연히 나오네. 그리고 아이디가 있으면 영어로 어떤 식으로든 표현된다네." 실제로 매 학기 한 과목당 두,세편의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는 유학 시절, 처음부터 이 말을 지침삼아 쓰고 싶은 주제를 먼저 정하고, 자료를 찾아 가면서 읽고 또 읽었다. 읽다가 중간에 주제를 바꾸기도 했지만, 끝내 아이디어를 정리해 보고서를 완성하였다. 덕택에 무사히 학점을 이수하였고, 졸업논문도 썼다.

요즘도 논문을 쓸 때 주제를 찾으면 우선 다른 학자들의 논문을 충분히 모으고, 읽는 일부터 시작한다. 항상 새로운 아이디어는 다른 사람들의 아이디어를 충분히 접할 때 발견한다. 그래서 레포트와 논문을 써야 하는 학생들에게 지도교수님으로부터 들은 말을 전하고 있다. "아이디어는 면벽하고 도를 닦을 때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 특히 대가들의 아이디어를 공부하다 보면 자연스레 얻어지는 것"이라고.

튀는 아이디어는 진정한 아이디어로 발전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 나만의 아이디어로 남지 않는다. 누구나 따라 하기 쉽기 때문에 희소성이 없어 가치가 떨어진다. 대부분의 반짝 아이디어는 순간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는 도움이 되지만 장기적으로 쓸만하지는 않다. 내게 지속적으로 반짝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반짝 아이디어로 인생의 승부를 거는 것은 매우 위험한 도박이다.

반면, 깊이 있는 공부를 통한 아이디어는 반짝 아이디어의 약점을 대부분 커버한다. 확실히 남고, 따라 하기 힘들며, 보다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아이디어 창고역할을 한다. 깊이 있는 공부가 되어있는 사람은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도 근복적인 변화의 흐름을 상황 속에서도 근본적인 변화의 흐름을 파악하기 때문에 변화에 어떤 대응이 필요할 것이라는 사태의 핵심을 파악한다. 그래서 최근 개인이나 조직이나 지속적인 학습을 강조한다. 변화에 대응하는 힘은 학습을 통해 스스로 창의적 아이더을 개발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변화하는 시대가 무엇을 요구하는지는 지난 시대 무엇이 요구되었는지에 대한 기본을 알고 있으면 대부분 답을 찾을 수 있다.

대학은 고기 한 점을 주는 곳일 수 없다. 사냥하는 법을 가르치는 곳이다. 반짝 아이디어와 당장 써먹을 수 있는 기술을 가르쳐 직업을 찾게 하는 곳이라면 전문학원으로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 대학은 이러한 상황에서도 내면의 힘으로 헤쳐 나갈 수 있는 깊이 있고 성숙한 인격체 간에 대화를 나누는 곳이다. 시대별로 인간이 어떤 문제에 부딪쳤고 이 문제를 어떻게 헤쳐 나갔는지를 말해주는 수많은 대가들과 대화를 나누는 곳이다. 그래서 스스로 창조적 아이디어를 개발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곳이다.

출저: 중대신문, 2006년 3월 20일
 
 

제목과 내용 통합검색. 키워드별로 한칸 띄워 입력
번호 제목 작성자 등록일 조회수
53 국가정책연구소 학술지원금 규정(신설) - [종료] 관리자 03-02 49810
52 2020년 05월 이용규교수님 연구용역과제 수주 관리자 05-11 51507
51 2019년 04월 이용규교수님 연구용역과제 수주 관리자 04-01 52225
50 2019년 01월 이용규교수님 연구용역과제 수주 관리자 03-01 52336
49 2019년 01월 '공공인재교육센터' 신설 관리자 01-21 3965
48 2018년 10월 이용규교수님 연구용역과제 수주 관리자 10-25 4920
47 2018년 07월 이용규 교수님 연구용역과제 수주 관리자 07-26 4936
46 2018년 07월 송용찬교수님 연구용역과제 수주 관리자 07-26 5036
45 2018년 04월 송용찬교수님 연구용역과제 수주 관리자 04-26 4781
44 2018년 04월 이용규교수님 연구용역과제 수주 관리자 04-18 4963
43 2018년 03월 제16대 연구소장 박희봉 교수 취임 관리자 03-15 4787
42 2018년 02월 송용찬교수님 연구용역과제 수주 관리자 02-15 5229
41 2016년 12월 01일 송용찬교수님 연구용역과제 수주 관리자 12-02 4882
40 2016년 10월 01일 김동환교수님 연구용역과제 수주 관리자 10-03 5480
39 2016년 05월 30일 이용규교수님 연구용역과제 수주 관리자 05-31 5762
38 2016년 03월 제15대 연구소장 김동환 교수 취임 관리자 03-17 5437
37 2015년 02월 제 14대 연구소장 홍준현 교수 취임 관리자 02-18 5025
36 2014년 03월 15일 심준섭교수님 연구용역과제 수주 관리자 03-17 5280
35 2013년 08월 제 13대 연구소장 심준섭 교수 취임 관리자 08-15 5183
34 2011년 09월 5일 허만형교수님 연구용역과제 수주 관리자 04-05 6134
33 2011년 08월 제12대 연구소장 허만형 교수 취임 관리자 04-05 5780
32 2011년 6월 30일 심준섭교수님 연구용역과제 수주 관리자 04-05 5766
31 2011년 01월 <국가정책연구> KCI등재지 선정 관리자 04-05 4683
30 2010년 05월 15일 허만형교수님 연구용역과제 수주 관리자 04-05 5874
29 2010년 05월 15일 심준섭교수님 연구용역과제 수주 관리자 04-05 6108
28 2010년 01월 제11대 연구소장 박회봉 교수 취임 관리자 04-05 3529
27 <국가정책연구> 제23권 제2호 발간 관리자 06-30 4274
26 2009년 국가정책연구소 세미나 개최 관리자 06-30 3819
25 2009년 박희봉교수님 연구용역과제 수주 관리자 06-30 5434
24 2009년 김동환 교수님 연구용역과제 수주 관리자 05-15 5885
1 2

국가정책연구소 빠른링크

위로 아래로

국가정책연구소 관련기관 배너

중앙대학교 공공인재학부 중앙대학교 행정대학원 중앙대학교 표준고위과정 중앙대학교 융복합표준정책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