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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단으로부터의 사색-심준섭 교수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0001-11-30     조회 : 4,504  
저지르지 않으면 잘못도 안한다
[강단으로부터의 사색] 1585호

중대신문 caunews@cauon.net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대통령, 장관, 대학의 총장, 시장, 회사의 CEO 등 조금이라도 언론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유명인사에 대해 이야기가 나오면, 으례 "그 사람 대과(大過)없이 무사히 임기를 잘 끝냈어!" 라고 말하곤 한다. 또 그 말이 그 사람에 대한 높은 평가를 의미하는 것으로 쉽게 받아들인다.

마찬가지로 우리 주변의 누군가가 어떤 새로운 일을 벌일라 치면, "하던 일이나 잘하지 굳이 새로운 일을 만들어서 욕먹지 말라"고 충고한다. 게다가 혹시나 일의 결과가 잘못되면 "내 그럴 줄 알았어!" 하고 예견이나 했던 것처럼 비난을 퍼붓곤 한다.

그런데 정말 누군가가 대과없이 무사히 임기를 잘 마치면, 그것이 그 사람을 높게 평가할 만한 기준이 될 수 있을까 하는 물음이 생긴다. 매일 아침 마주치는 신문을 장식하는 제일 중요한 아니 제일 재미있는 뉴스로 누가 무엇을 잘못했고 그래서 비난받아 마땅하다는 식의 보도를 접할 때면 더욱더 그러한 물음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언젠가 뉴스에서 독감백신을 주사한 수많은 아이들 가운데 몇 명이 부작용으로 사망하였다는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 기자는 꽤나 긴 시간을 할애해서 제약회사의 약품연구, 생산, 유통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상당히 믿을 수 없는 회사라고 몰아붙였다.

그런데 만일 이 제약회사가 독감백신을 생산할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백신생산을 중단했다면 어떤 일이 생겼을까 궁금하다. 아마도 많은 아이들이 독감으로 사망하는 일이 발생되었을지도 모른다.

물론 이 상황에서도 제약회사는 혹시 스스로 도덕적 책임감을 느낄 수는 있을지언정 독감백신 생산을 중단했다는 이유로 어떤 사회적 비난이나 형사처벌도 받을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정책학을 가르치는 교수로서 학생들에게 자주 강조하는 것 중의 하나가 정책 실패를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즉 거짓긍정(false positive)과 거짓부정(false negative)에 대한 구분이다. 거짓긍정은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는 것이고 거짓부정은 해야 될 일을 안 하는 것이다.

우리는 대통령을 비롯한 정책결정자들이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했을 때 엄청난 비난을 퍼붓는다. 그러나 해야 될 일을 하지 않은 정책결정자를 비난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결과적으로 아무런 일도 아니 아무런 잘못도 발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회적 조급증은 정부로 하여금 잘못된 교육정책, 주택정책, 노동정책 등등 만들지 말았어야 할 많은 정책들을 서둘러 만들어내도록 재촉한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중요한 사실은 마땅히 만들어졌어야 할 많은 정책들이 혹시나 잘못되었을 경우의 비난관 책임이 두려워 쉽게 포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무엇이 좋은 정책인지는 집행이 끝나고 평가가 이루어지기 전에는 알 수가 없다. 심지어 하나의 정책을 평가함에 있어서도 잘된 정책이니 잘못된 정책이니 하고 논쟁을 벌이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인간의 제한된 합리성으로 만들어낸 정책이 가져올 결과를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만들어진 정책이라면 설사 잘못되는 일이 있어도 너그럽게 받아들일 줄도 알아야 한다.

진보의 원동력은 시행착오다. 더욱 중요한 점은 시행착오는 새로운 일을 저지르는 경우에만 발생된다는 점이다. 새로운 일을 저지르지 않는 사람은 시행착오를 거칠 필요도 없다. 그냥 그대로 현상(status quo)에 머물러 있는 사람에게 시행착오란 그저 먼 남의 일일 뿐이다. 새로운 일을 저지르는 사람에게 좀 더 너그러운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출처 : 중대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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